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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네편 내편'이 양산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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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수첩] 

  • '네편 내편'이 양산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 이민생활에서의 교육대계, 누가 어떻게 책임질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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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 동안 필자는 박은주씨가 교장으로 있는 휴스턴 한인학교와 큰 한인교회에서 운영하는 2곳의 한글학교를 드나들었다. 3곳의 학교가 모두 큰행사를 치르는 과정을 취재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뛰고 달리는 모습들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나름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이민생활에 던져진 우리 아이들의 '교육대계'는 누가 어떻게 책임지고 있는가가 그날의 주된 내 관심사였다. 한국에서와 달리 대다수의 부모가 일터로 나가야되는 생활이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어떻게 재고하는지?  넉넉하게 자녀들을 배려해주지 못해서 '교육대계'란 것이 자칫 소홀하게 다뤄지지는 않는지? 지금은 성인이 되었지만, 중고등 학생시절의 아들을 힘들게 키워본 경험을 떠올리며, 부모 입장에 서서 아이들의 미래를 우두커니 상상해보게 됐다.


  • 어떤 부모이든 자식에 대한 각자의 기대는 한결같을 것이다. '국제 사회의 저명인사가 되여 개인의 영달은 물론 집안의 명예를 빛내며,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위치에서 보람되게 헌신하는 직업을 갖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런데 그게 어디 뜻대로 되는 일인가? 자식에 거는 기대만큼 교육이 올바른 궤도를 따라 가고 있는 지, 한 번쯤 부모의 입장에서 심각하게 돌아본 적은 있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 한국인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기대와 교육열이 정평이 나있다는 사실은 이제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지극한 열의와 정성이 있었기에 부의 측면에서만 따져도 지금의 번영한 대한민국을 가져올 수 있었으리라.

  • 기자는 '가르치겠다는 열의와 욕망을 탓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당시의 환경만 믿고 분별 없는 과욕과 모방에 젖은 학부모 시절을 보냈다. 지내놓고 보니 획일적인 교육관과 교육행태에 사로잡혀 내 아이를 바라봤던 것이다.


  • 천만다행으로 아들이 스스로의 길을 잘 찾아가줘서 지금은 제 나이에 맞는 삶을 잘 영위해나가고 있지만, 아이의 적성을 무시한 부모의 빗나간 과욕으로 진로를 그르치는 부모가 될 뻔도 했었다는 사실에 가끔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 "적성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타고난다"는 진리를 알게 되기까지 필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적성은 '끼'이며, 남 다른 '재주'였던 것이다. 이를 조기에 찾아내어 개발하는 것이 바로 부모된 입장의 사람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의 적성에 맞는 교육을 시도하기는커녕, '남이 하니까 나도 하는 식'으로 무작정 따라가는 획일적인 교육행태를 나는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 나는 아주 가끔, 자녀의 머리만 믿고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며 시류에 따른 인기 직종만을 강요하고 있는 부모를 발견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적성과 취향을 무시한 내 방식의 교육이 근본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고백을 들려주곤 했다. 물론 그렇게 조언해도 괜찮은 사이의 사람에게만 했던 고백이었다.


  • 기자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언변 좋고 돈 잘 버는 일만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는, 그야말로 세도 당당한 잘난 어른들이 너무도 많다. 물론 그런 사람들의 수만큼은 아니어도 남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람도 꽤 있는 게 사실이다. 나는 너무 과한 지식만을 아이들에게 불어 넣어서 전자의 사람들처럼 이 사회가 똑똑한 사람들만 양산할까 봐 섬뜩해질 때가 있다.


  • 기자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무엇이 되기에 앞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 가를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한다"는 설교를 한 목사님에게 들은 적이 있다. "진정한 사회가 바라는 것은 그 '무엇'이 아니라 '참된 사람'"이라는 것을 목사님은 설명하려 했던 것이다.


  • 이 말씀이 '궁극적인 교육의 목표'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보람 있는 일', '하고싶은 일'을 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휴스턴 이민사회가 이런 사람들로 차고 넘친다면, 적어도 네편 내편이 더 양산되지 않고, 좌파 우파로 갈라치기하는 사람들도 사라지는, 그야말로 '살 맛 나는 세상'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얼토당토(?)한 상상도 가져본다.

  • <글, 사진=임용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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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이 사진은 아이들 부모의 허락을 받고 촬영한 것이며, 기사의  내용과는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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