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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어둠'이 가져다주는 매력에 빠져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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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불법'이 가져다주는 매력에 빠져있는가?

10년전 그곳 불법도박장에선 권총 살인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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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브랜치 한인타운에 위치한 불법 도박장은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한인상가들이 밀집한 곳에서 간판 없이 당당(?)하게 운영되는 불법 도박장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팬데믹 이전의 호황기로 다시 돌아가는 듯했다.


기자가 몇 차례의 시도끝에 찾아간 불법 도박장은 의외로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었다. 대로변에서 떨어진 곳이 아니어서 '외진 곳에 있지 않을까?' 하는 편견이 여지없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입구에서부터 진짜 손님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입장시키기는 시간은 꽤나 오래 걸렸다. 히스패닉계 종업원의 노련한 검사과정을 통과하고 겨우 들어간 실내는 화재경보기 소리가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것처럼 담배연기로 자욱했다. 케케한 냄새가 코를 틀어막게 하는 와중에도 맥주병을 들고 게임기 사이를 자연스레 누비는 한인들 중 누군가가 '설마 기자를 알아볼까' 염려 돼 필자는 쭈뼛 거리며 구석으로 숨기 바빴다.


텍사스 주법상 실내흡연은 불법임에 틀림이 없는데, 불법 도박장에서 발견하는 또 하나의 불법이 자인되는 모습에 기자는 취재고 뭐고 당장 현장을 탈출하고 싶은 생각만 치솟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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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즐기러 갔다가 큰 돈 날렸다'

내부에 놓여있는 게임 기계는 40대 가량으로 추산됐다. 평일 이른 저녁시간인데도 빠르게 장면이 바뀌는 기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버튼을 눌러대는 사람들이 여 나무명은 족히 넘어보였다. 대부분은 한인들이었으며 나이 지긋한 여성 손님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기자는 게임기 앞 안락의자에 앉아보지도 못하고 종업원이 바깥 분위기를 살피고 열어주는 도박장 문을 곧바로 달려 나왔다. 차를 몰고 스프링브랜치 한인타운을 벗어나면서 수년 전의 환한 불빛아래 성행가도를 달렸던 도박장 풍경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7~8년 전 쯤이었던가?  휴스턴을 중심으로 한 해리스카운티 일대는 한인이 운영하는 도박장이 부지기수로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도 불법 도박장은 틀림이 없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숨어서 하지 않고 'GAME ROOM'이란 네온사인까지 불을 밝히고 버젓하게 24시간을 운영을 했었던 비결이 무엇이었는지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


‘게임을 즐기러 갔다가 큰 돈 날렸다'는 소리는 당시에 게임방을 들락거렸던 한인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었다. 불법도박장은 단순히 ‘불법으로 운영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사건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던 당시의 도박장 풍경이 되살아난다


2014년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한인타운에서 많이 벗어난 휴스턴 중심가에서 발생한 도박장 권총 살인사건이 있었다. 권총을 들고 현금을 탈취하려했던 2명의 흑인 강도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강도들이 주춤하는 찰라의 빈틈을 노리고 그들의 손에서 권총을 빼앗아 총탄을 날린 한인 젊은이는 도박장 주인인 K 모씨의 외아들이었다.


흑인 2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젊은 한국인은 CC-TV에 녹화된 정당방위 모습이 인정돼 며칠간의 조사 끝에 무죄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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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는 '비밀 아닌 비밀'


현금거래만 이뤄지는 ‘불법 도박장’이 범죄의 타깃이 되는 우려에도, 텍사스에서 유일하게 적은 자본으로 단시간에 큰 돈 버는 수단으로 여겨졌던 불법도박장은 이내 하나 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단속이 강화돼고 돈을 좀 벌었다는 한인업주들이 불법 영업이 다소 쉽다는 타주로 떠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 다섯대의 게임기 운영이 허용되는 개스스테이션이나 워셔테리아 등에서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손님들이 드나드는 것 말고는, 코로나까지 합세한 영향 탓에 대단위 게임장은 시야에서 사라져가고 '게임장에서 변을 당하는 안타까운 소식'도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전해지지가 않았다.


그래도 휴스턴에서의 불법 도박장은 모두가 아는 '비밀 아닌 비밀'이 되고있다. 한인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도박장이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다는 사실에 기자는 그 내부의 현장이 궁금했었던 것이다.


이쯤에서 '텍사스 내 총기소지가 자유로워지고, 면허 없이도 공공장소에 가져갈 수 있다'는 사실이 오버랩된다. 현금만이 유통되는 불법 도박장을 찾는 한인들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불법으로 얻은 돈다발이 주는 매력에 빠져서, 그런 재미((?)에서 헤어나지 못해서, 결국 ‘불법은 범죄의 타겟이 되고 끝내는 생명의 담보로 이어진다'는 것을 업주와 고객 모두가 망각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현장 취재=임용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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