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강주한 목사의 '14년 홈리스' 사역현장 > 로컬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뒤로가기 로컬 뉴스

[동행취재] 강주한 목사의 '14년 홈리스' 사역현장

본문

[동행취재] 강주한 목사의 '14년 홈리스' 사역현장

“교회가 교회에만 머물러서는 안돼”


강주한 목사(휴스턴비전교회 담임)는 사진찍기를 싫어하는 대표적인 사람이다. 기자에겐 반가울 리 없는 취재대상인 그에게서 오랜동안의 선입감을 벗어나게 해준 동기가 바로 사역현장에서의 모습이었다.    


14년간 일주일에 한번씩, 한국 또는 타주의 출장으로 홈리스 사역현장을 몇차례 다른 봉사자에게 맡기고 빠지기는 했어도, 단 한번도 같은 장소(2000 Commerce St)에서 시작했던 홈리스 텐트촌 방문을 쉬지 않았던 강주한 목사에게서 "오늘 홈리스 사역에 같이 가주지 않을래요?" 란 메시지를 받고 기자는 토요일 오전 아무런 망설임없이 그의 차량에 탑승했다.


월요일에만 실천했던 홈리스 사역을 한 차례 더 늘려 토요일에도 봉사하게 된지 두달째 접어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터에, 두달 전 동행취재를 통해 처음 홈리스 노숙자들을 만났던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는 게 죄 지은 기분도 들고 해서 사역 행사의 출발점인 비전교회(Wirt Rd)에 당도해 노숙자들 품에 안겨줄 먹거리와 음료를 하나씩 하나씩 봉지에 담는 일부터 거들었다.


아주 어쩌다 강주한 목사 혼자 홈리스 사역을 실천해야 하는 날이 있는데 지난 토요일이 바로 그날이었고, 은근히 주말의 사역장 풍경이 궁금하기도 했던 기자에게의 도움요청이 그리 싫지는 않았던 주말이었다.


심금을 울리는 봉사의 손길


두달 전에도 그랬듯이 강주한 목사는 사역현장으로 떠나는 차량에 찬 커피가 든 알루미늄 통과 햄버거, 얼음 가득 담긴 아이스박스 등을 옮겨나르는 순간부터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나 같으면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하여도 10년 이상을 해오는 일이 지겹고 귀찮을 법도 한데, 마치 고대했던 월드시리즈의 마지막 경기 티켓을 손에 쥐고 아스트로 홈경기장으로 출발하는 사람마냥 신이 난 모습을 보여준다.


순간, 이런 비슷한 모습으로 간간히 기자를 즐겁게 해주는 한인들이 있어서 이민생활이 결코 고달프지만은 않다는 생각에 멈칫한다. 브니엘 사역의 중심에 서있는 박희복 어르신이 그렇고, 사비를 들이거나 때로는 기업체를 방문해 도네이션의 지원물건을 받아 봉사단체에 기부하는 안용준 변호사가 떠 오른다.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위해 땀흘리는 김수동 목사(주를 위한 교회 담임), 장애인들을 위해 스스로 할 수있는 일에 헌신하고 있는 송철 휴스턴 태권도협회장, 입양인을 비롯 불우한 처지에서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허현숙 무용인, 항상 외로운 이웃을 살피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 한인 커뮤니티 내의 크고작은 사업체서부터 종교단체, 한인 유관단체들에 이르기까지, 그저 이 한정된 지면을 통해 심금을 울리는 봉사의 손길을 다 늘어놓지 못하는 점이 아쉬을 뿐이다.


강주한 목사에게서 그의 옆에 있는 사람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밝은 미소를 맘껏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노숙자들을 한가족으로 대하는 장소에서다. 하이웨이 콘크리트의 육중한 기둥 아래 차량을 멈추고 접이식 탁자 위에 올려진 1식 해결을 위한 음식과 음료(주로 찬 커피)를 늘어놓기가 바쁘게 삼삼오오 모여드는 노숙자들은 강 목사의 웃음 가득한 표정에 미소로, 악수로, 진한 포옹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14년간을 늘 그래왔을 강주한 목사에게 달려드는 노숙자들의 가슴을 거리낌없이 안아주는 모습을 처음 마주했을때, 노숙자들 몸에서 풍겨오는 특유의 악취를 견디지 못하고 돌아서서 코를 틀어막았던 기자는 "저런 짓을 왜 하고 있는 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혀를 찼던 기자였다.


저런 짓을 14년 째 왜 하는 짓인가의 답변은 "주일날 하나님을 만나러 교회에 가는 성도들 마음처럼, 매주 노숙자들을 만나러 사역 현장에 나가는 것 뿐"이라는 강주한 목사에게서 "이미 내 친구 내 가족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마음이 즐거워진다"는 그 설명을 이제는 꽤 많이 이해하게 된 기자다.


월요일 사역을 함께 하는 김문수 부목사와 이승재 전도사(이상 휴스턴 비전교회)가 주일 예배준비를 위해 토요일 사역은 종종 빠지게 되고, 그 자리를 채우곤 했던 이발 봉사자 박수경 성도(중앙장로교회) 역시 다음 날의 교회 행사로 시간을 못낼 때 강주한 목사는 아주 가끔씩 홀로 사역을 실천한다고 했다.


한시간 반 동안의 노숙자들을 돌보는 홈리스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2달 전에 했던 말과 똑같이 홈리스를 위한 사역을 돕는 사람들을 기사로 언급해주길 강 목사는 요구한다. 한인 커뮤니티 내의 교회 목사들의 홈리스 사역을 독려하는 광고, 그리고 사역 동참의 문의를 해 오는 성도들을 비롯해 간간히 음식물 도네이션을 해주는 한인 도너츠, 햄버거 가게들과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며 물질적, 금전적 도움을 주는 작은 한인 자영업자들, 그 밖에  오동교회와 오석교회를 포함한 중남부 지역교회,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와 호남향우회, 김용천 치과, 안용준 변호사, 정성태 회장 등등의 개인 이름들을 피력하다가 혹시라도 한 사람이라도 누가 빠진 사람이 없는지를 갸우뚱하는 모습이 또한 기자에겐 그렇게 멋스러워 보인다.


"노숙자들이 언제고 몸을 깨끗하게 씻을 이동 샤워차량을 드디어 운행하게 돼 가슴이 설렌다"는 강주한 목사는 "십시일반 한인분들의 정성이 모아져 구비된 차량에 속옷이랑  비누 샴푸 칫솔 치약을 갖춰 놓는 일이 다급해졌다"는 강 목사는 "바자회를 열어서라도 목욕용품을 하루빨리 구비해서 노숙자들이 지금보다는 청결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혼잣말로 궁시렁 거린다.


“교회가 교회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는 신념으로 시작한 노숙자들을 향한 진심이 많은 한인들에게 울림을 주었던 것처럼, 경기가 어려워져 먹고사는 일이 전같지 않아도 '사회적 약자를 향한 도움은 멈춰서는 안된다'는 나름의 비전(생활 신조)을 동포사회에 심어준 그의 나눔 행사가 두고두고 휴스턴 한인사회의 본보기로 남았으면 좋겠다..  


62b0b67d5ee69e040ed7b7bacbce6892_1695646821_2069.jpg
[사진설명] 강주한 목사의 무한한 미소를 맘껏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노숙자들을 한가족으로 대하는 장소에서다. 삼삼오오 모여드는 노숙자들은 강 목사의 웃음 가득한 표정에 미소로, 악수로, 진한 포옹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62b0b67d5ee69e040ed7b7bacbce6892_1695646845_8596.jpg
"주일날 하나님을 만나러 교회에 가는 성도들 마음처럼, 

매주 노숙자들을 만나러 사역 현장에 나가는 것일 뿐"이라고 강목사는 말한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사소개(KOR) | 광고&상담 문의
9219 Katy Fwy #291. Houston TX 77024
TEL. 713-827-0063 | E-MAIL. houstonkyocharo@gmail.com
Copyright © The Korea World News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orks Inc.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