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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남귤북지(南橘北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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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남쪽에 심으면 귤이 열리고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말로써, 사람이란 처한 환경에 따라 기질도 변할 수 있음을 이른 말이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인간의 형성에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거의 반반씩 작용한다고 본다. 환경적 요인은 크게 3가지이다. 공간(空間/곳)과 시간(時間/때)과 인간(人間/관계)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살았느냐에 따라 같은 DNA를 가졌어도 달라진다는 이론이다. 특히 장소의 요인 중 기후와 풍토에 따라 그 됨됨이가 달라지는 것이다. 고창 수박, 나주 배, 성주 참외, 대구 사과, 성환 참외, 서산 마늘, 원산도 생강(완주 생강), 여수 갓김치도 비슷한 경우다. 중국의 춘추시대 말기 제(齊)나라에 유명한 재상 안영(晏嬰)이 있었다. 공자도 그를 형님처럼 대했다. 


그는 지혜와 전략이 뛰어난 데다 구변(언어능력)과 담력도 대단했다. 특히 키가 작은 것으로도 이름이 났다. 어느 해 초(楚)나라 영왕(霊王)이 안영을 초나라로 초청했다. 안영이 하도 유명하다니까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은 호기심도 있었고, 또 그토록 대단하다는 안영의 코를 납작하게 해보려는 심술도 있었다. 


안영을 만난 영왕은 간단한 인사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이렇게 물었다. “아니, 제(齊)나라는 그렇게도 사람이 없소?”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길가는 사람들은 서로 어깨를 부딪치고, 발꿈치를 서로 밟을 정도로 사람이 많고 많습니다.” “그렇다면 하필 경(卿)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낸 까닭이 뭐요?” 안영의 키가 작은 것을 빗대어 한 말이었다. 외국 사신에 대해 매우 무례한 발언이었지만, 당시 초나라 영왕은 제나라를 하찮게 여겨 농을 한 것이었다. 


이에 안영은 서슴치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에 사신을 보낼 때 상대방 국가에 맞게 골라서 보내는 전례가 있지요, 즉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골라 보내는데 신은 그중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이렇게 뽑혀서 초나라에 오게 된겁니다.” 


상대방을 놀려주려다가 보기 좋게 한 방 먹은 초왕(楚王)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첫 번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두 번째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다. 궁궐 뜰 아래로 포도청 관리들이 한 죄인을 앞세우고 지나가고 있었다. 왕은 포리를 불러세우고 물었다. “여봐라, 그 죄인은 어느나라 사람이냐?” 그러자 포리가 대답했다. “제나라 사람이옵니다.” “죄명이 무엇이냐?” “절도죄이옵니다.” 그러자 초왕은 안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나라 사람들은 원래 도둑질을 잘하오?” 계책치고는 참으로 유치했지만 당하는 안영에게는 더 이상의 모욕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안영은 초연한 태도로 대답했다. “강남 쪽에 귤나무가 있는데 그것을 강북 쪽으로 옮겨 심으면 그만 탱자가 되고 마는데 이는 토질 때문입니다. 제나라에 있을 때는 원래 도둑질이 뭔지도 모르고 자랐는데 그가 초나라로 와서 도둑질 한 것을 보면 역시 초나라의 풍토 때문인 줄로 아옵니다.” 여러 번 계획을 짜보았지만 초왕은 그만 안영에게 항복하고 사과 하게 되었다. 그리고 큰 잔치를 베풀어 그를 융숭하게 대접했다. 


우리나라의 최근 정치계를 보자. 여의도의 땅(地質)이 척박하고 안 좋은 것 같다. 300명에 이르는 국회의원들을 보면 원래 전직이나 경력을 볼 때 괜찮은 사람들이다. 다는 아니지만 학벌도 배울만큼 배웠고, 거의 전문적인 직업에 종사해 왔던 사람들이다. 법조인, 언론인, 교육자, 비즈니스계, 학계, 국방계, 경찰 출신, 그리고 상당수가 종교 신앙인들이다. 지방의회나 지방단체장으로의 행정경험도 갖고 있다. 


개인별로 평가해 볼 때 존경의 대상이지 비난받을 사람들이 아니다. 또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다. 그런데 왜 저렇게 난장판을 일삼고, 도둑 떼처럼 막무가내로 처신하는 지 알 수가 없다. 


자기들의 언행과 일거수일투족을 국민 모두가 듣고 보고 있는데 저렇게 후안무치, 내로남불로 막 살아갈 수 있는가? 저들의 행태에서 무슨 지도자 모습이 있으며 무슨 정의나 의리나, 양심이 보이는가. 무슨 신앙인의 모습이 보이는가? 이는 아무래도 귤같은 사람들도 여의도로 옮기면 탱자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모습을 그들의 자녀나 손자 손녀, 그들의 사돈이나 담임 목사도 보고 있을텐데, 어떻게 저렇게 막사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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