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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일요일에 만난 사람] ’함비’와 함께 생각하는 ‘세월호참사 1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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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일요일에 만난 사람] ’함비’와 함께 생각하는 ‘세월호참사 10주기’

“경빈이, 수현이 이름부터 기억하며 한발 다가와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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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의 아픔은 언제가 되면 끝날 수 있을까? 10년째 기자는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반복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묻는다. '왜 유가족들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가'를,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누구라도 10년 전에 일어났던 사실을, 없었던 사실처럼 외면하고 지나칠 수는 없다. 상처입은 모든 자들의 평안과 위로를 바라는 목소리는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라도 울려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휴스턴에는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념하고 목소리를 내는 유일한 단체가 있다. '함께 맞는 비(회장 구보경)'가 "다시는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하나로, 아무도 맞지 않으려는 비를 홀로 흠뻑 맞으며 10년째 누구도 가지않으려고 하는 길을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개인이 아닌 '함께 맞는 비' 단체를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는 심경을 조심스레 물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가족들이 그들(함비)이 전하고자 하는 위로와 사랑에 힘 입어 굳건하게 버텨나가기를 소원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히면서 '일요일에 만난 사람'의 인터뷰를 시작한다. <임용위 기자>


Q 10주기를 맞는 소회를 말해달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기울어져 있고 창문위로  펄쩍 펄쩍 뛰어오르며 살려달라고 하던 고등학생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 남학생이 수빈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친구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주었던 차웅이가 제일 첫번째 사망자로 이름이 올랐다. 그저 일상을 살았던 평범한 우리의 아이들이 제주도 수학여행 길에 오르고 세월호의 침몰로 아이들이 구조받지 못하고 17살 나이로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일이 벌어졌다.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30년이 지난다해도 무뎌질 아픔이 아니라는걸 이번 10주기를 맞으며 더 든다. 자식 잃은 부모에게 어찌 지겹다, 그만 잊으라, 돈 더 받으려고 그러느냐고 쏟아낼 수가 있을까? 그들에게 퍼붓는 날카로운 화살 하나라도 대신 맞아주고픈 마음이 들었다.  


제 자식을 그저 보상금에 연연하는 부모로 전락시키던 사람들이 10년이나 지난 지금은 과연 변했을까?  몹시도 참기 힘든 그리움과 보고픔에 눈물도 가슴도 닳아 가루가 되어 마음에 조차 묻을 수 없는 부모를 함께 보듬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런 성숙함과 연민과 공감은 분명 우리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사회 안전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Q 다음주 수요일(27일)에 경빈어머니와 수현아버지를 모시고 서울가든에서 간담회를 연다. 두 아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수현이는 애교도 많고 다정한 아이였다고 한다. 가족들에게 사랑해, 사랑해라는 말을 달고 다녔고 아버지와는 휴일이면 함께 카메라를 둘러메고 나들이하고, 1년에 한번씩은 설악산을 올랐다고 한다. .’친구였고 동지였고 내 삶의 전부였다’고 수현아버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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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벤치 제막식을 겸한 세월호참사 9주기가 작년 5월 허먼 파크 Reflection pool 인근에서 ‘함께맞는비’ 주최로 거행됐었다.<사진제공=휴스턴 함께맞는비> 


그런 아들이 남긴 동영상에서 세월호가 기울어진 직후인 8시52분29초부터 5분, 9분간 선체 내부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말고 대기해주기 바란다’라는 선내 안내 방송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 동영상을 처음 본 순간, ‘우리 아들이 내어준 숙제’라고 생각했고 수현이가 언제, 어떻게 왜 죽었는지 알아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해 7월에 직장을 그만두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세월호 관련 기록을 모으고 광주지방법원등 세월호 관련 재판을 쫓아다녔고 수집한자료를 토대로 <416세월호 사건,기록연구> 11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펴내셨다.

평생 태권도를 하고 싶었던 태권소년 경빈이는 사회정의를 위해 검사와 변호사가 되고 싶은 꿈도 꾸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오후, 경빈이는 참사 당일 오후 5시24분쯤 구조됐으나 헬기로 20분이면 갈 수 있었던 거리를 4시간41분 동안 함정을 갈아타며 이동하던 중 사망했다. 


당시 경빈이가 탈 수 있는 헬기가 근처에 없던 것도 아니었고 이 헬기에는 김석균 당시 해양경찰청장이 탑승해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포한국병원에서 경빈이를 마주한 엄마는 금방이라도 눈을 뜰 것 같은 모습이었고 사망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고 한다.”


Q 이번 간담회가 휴스턴 한인동포들에게 전해줬으면 하는 메시지가 있을텐데? 

“세월호 참사 당일 아침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편견 없이 경빈이 어머니와 수현아버지의 말씀을 간담회에 오셔서 귀기울여 들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평범한 일상은 자식이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사라진 이후 고통의 시간이 되었다. 각자의 삶의 의미와 인생을 투영해서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 


Q 세월호참사를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악의적 인신공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좀 더 성숙한 인간적 시선으로 바라보되 정쟁의 편가르기 시선으로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아이가 입던 티셔츠를 입으며 아이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던 아빠도 있었고 자신의 팔이나 신체 일부에 아이의 이름을 새긴 부모들도 많다. 


단원고 2학년이었던 경빈이와 수현이의 이름부터 기억하며 한발 다가와주셨으면 좋겠다. 비록 우리에게 벌어진 불행은 아니지만, 아이가 떠난 자리에서 덜 고통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품을 내어주실 수 있다면…. 


침몰한 배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숨을 쉬게 한 에어포켓은 우리의 공감과 연대로 기적처럼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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