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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옥고를 자기개발 훈련으로 생각, 한민족 미래를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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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 4>


옥중에서 <오, 하나님, 나의 영혼과 우리나라를 구해 주시옵소서>라는 절박하고 간절한  외침 후에 찾아 온 그윽한 평안과 샘솟듯 솟구치는 기쁨을 맛본 24세의 우남. 열악한 주위 환경은 그대로인데 그 자신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그동안 그를 감싸고 있던 유교적 사고의 허물을 벗어 던지고 진정한 기독교인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 


이러한 탈바꿈은 기독교 교리를 지적으로 인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개종이다. 우남의 이러한 변화는 그가 하와이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 한번도 흔들리거나 변질됨이 없이  파란만장한 그의 삶의 이정표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오늘의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대한민국을 있게한 초석이 되었다. 이는 그가 1903년 11월호에 기고한 <신학월보> 사설에 잘 드러나 있다. 


<예수교로 변화식히난 법이 아니면 독립하난 생각이 날 수 업는 고로  유지각한 이들은 다대한 장래의 여망을 예수교회에 바라난바라… 우리도 오날부터 우리 손으로 힘들여 나라를 영미국 갓치 만들어 노코 … 세계 각국에 대한 선교사를 파송하야 야만과 미개한 인종들의게 전도할진대 우리의 일후복도 크겟고 우리의 권리도 장하겟고 우리나라의 영광도 영미국 갓치 들어날지라 … 우리가 정치로 만국을 통합하자 함이 아니오 령혼상으로 일통이 되자 함이라… 맛당히 만국 왕의 왕이신 예수 크리스도로 우리의 왕을 삼아 사과와 정욕의 모든 상전을 다 버리고 도라와 만세에 빗난 용상 압헤 머리를 숙이고 모두 천국을 위하여 싸호난 강병이 도여 사탄과 세상을 처서 익이고 만국을 합하야 한천국을 만들자함이니 …> 


이렇게 기독교인으로 새롭게 태어난 우남은 장차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이 영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되는 꿈을 꾸면서 그렇다면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이 시간에 자신이 처한 이 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계획하며 곧 실천에 옮긴다. 그 계획은 옥중 전도, 옥중 교육, 옥중 저술활동으로 좁혀졌다. 


그래서 우선 앞서거니 뒷서거니 투옥된 개혁당 사건의 동지들에게 자신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간증하며 전도하기 시작, 양반 출신의 지도자급 지식인 40여명을 개종시킨다. 여기에는 간수장 이중진과 그의 동생 이중혁이 포함되었고 이상재 유성준 안국선 등 대한제국 왕조 엘리트들이 집단으로 개종하여 그때부터 독립운동, 3.1 운동, 임시정부 수립, 그리고 건국까지 이승만과 평생 뜻을 같이 한 옥중 동지들이 형성되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승만 왼쪽에 선 수감자의 손에는 성경책이 들려 있고 꼬마는 아빠를 면회 온 아들 봉수. 


이들 옥중 동지들이 뜻을 모아 이룬 첫 옥중 사업은 아이들을 모아 한글을 가르치는 것. 이 사업은 새로 부임한 김영선 감옥서장과 간수 이중진의 지원을 받게 된다. 그 당시 감옥은 곡식창고를 개조한 것으로 흙바닥에 돗자리를 깐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 중 한 간을 치우고 한글을 모르는 어린이 13명을 모아 옥중 학원을 개설했다.


 <… 가갸거겨를 써서 읽히니 혹 웃기도 하고 혹 흉도 보고 책망하는 자도 있는지라… 

배우기를 원하는 어른이 여럿인고로 한 간을 또 치우고 좌우로 분하여 영어와 지리와 문법을 공부하여 성취함이 대단히 속하니 이는 다 전에 한문과 외국 언어에 연숙한 선비들이라 그 공효의 속함을 이상히 여길 바 아니라. 이 어른의 방은 신흥우 씨와 양이종 씨가 거하여 가르치는데, 공부 여가에는 성경 말씀과 옳은 도리로 진야근면하여, 나는 매일 한 시를 분하여 두 군데를 가르치매 관계되는 일이 불소하여 자연히 분주하나 성취되어 가는 것이 재미로와 괴로운 줄을 깨닫지 못할터라…> 


선교사들이 넣어 준 523권의 책과 잡지를 모아 옥중 도서관도 차렸다. 이 때 월남 이상재가 도서관 서기로 일했는데 책을 빌려 간 명단에는 헤이크 특사 이준, 임시정부 초대 의장을 지낸 이동녕, 민족 대표 33인 중의 하나인 이종일 등이 기록되어 있다. 


이승만은 수많은 옥중 서신을 써서 <신학월보>, <뎨국신문> 등에 실었다. 한편 선교사 알랜과 한 중국 저자가 같이 펴 낸 청일 전쟁사인 <중동전기본말>을 순한글로 번역하였다. 여기에는 계몽을 부추기는 논설, 조회문, 전보, 각종 조약문과 협정서 등 청일전쟁 전후 동아시아의 국제관계를 다룬 역사서로 국내에서는 출판될 수 없어 1917년 하와이에서 <청일젼긔>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옥중에서 벌인 우남의 야심작은 미완에 그친 영한사전이다. 1903년에 미국 선교사들이 차입해 준 영한사전과 일본어의 영어사전인 화영사전을 참고로 편찬에 착수했다. 영어 단어에 한문과 한글로 뜻풀이를 한 것으로 A부터 F까지 끝낸 시기에 러일전쟁이 터졌기 때문이다. 우남은 러일전쟁을 대한제국의 운명이 달린 중차대한 전쟁으로 보았다. 이런 위기에 영어사전만 주무르고 있을 수가 없어 그 작업을 중단하고 <독립정신>을 집필하기에 이른다. 


전문가들로부터 한국 근대화 운동의 성서라고 극찬받는 이 책은 당시 대한제국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열강의 움직임에 따라 대한제국은 기독교에 기초한 입헌 군주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한 내용이다. 6개월만에 탈고했지만 책의 내용상 출판할 수 없어 미루다가 하와이에서 출판된다. 원고는 옥중 동지 박용만이 원고를 한장한장 새끼줄로 꼬아 가방에 숨겨 유학중인 이승만에게 전했기에 해외 출판이라도 가능했다. 


그는 감형받고 옥문을 나서기 전 이런 글을 남겼다. <허구한 옥중생활이 어느덧 6년이 되오니 자연히 인간고초도 많이 겪었거니와…다행히 오늘 기회가 있기에 옥중 경력의 두 가지 긴요한 것을 말하고자 하는데 이 두 가지인 즉, 첫째 깨달음이요, 둘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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